Torchwood

요즘 토치우드를 한편씩 보고 있습니다. 너무 미국 드라마만 보고 있다는 경각심이 들어서 영국 드라마 중에서 최근 작품을 선택했어요. '닥터 후'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스핀오프 작품인 토치우드를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없네요.

토치우드는 외계인과 관련된 초자연현상을 수사하는 기관입니다. 오프닝에서 늘 하는 말이 토치우드는 정부의 권할 밖에 있으며 경찰공권력보다도 위에 있고 또한 UN에서도 간섭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들은 온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범세계적 단체 같지만 워낙 고립되어 있어서인지 경제적으로 별로 좋은 지원을 받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5명뿐인 대원들 사이에서도 대립이 이어지면서 인간의 불안정한 감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단체로 MIB가 있는데 어찌 보면 이쪽이 더 그럴싸해 보이기도 합니다. 외계인의 과학기술을 토대로 최신식 기지와 장비를 소유하고 있으며 대원들의 신원도 극비리에 관리되고 기관의 존재자체가 미스테리이니까요.

어쨌거나 영국과 미국의 SF란 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에게 최근의 영국 드라마(부족한 박진감과 단조로운 연출력)가 얼마나 어필을 할지는 의문이군요. 토치우드 1편에서 CSI를 살짝 언급하는 것만 봐도 미국 드라마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토치우드가 여러 명으로 구성된 수사팀의 형태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도 CSI와 비슷한 부분이구요.

아, 그러고보니 미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특징이 있습니다. 영국은 'QAF'의 원산지이죠. 커밍아웃하는 연예인들도 많구요. 이 드라마만 봐도 1편에서는 남남 키스씬이 2편에서는 여여 키스씬이 나옵니다. 게다가 캡틴 잭 하크니스는 닥터 후에서부터 출연한 캐릭터인데 그 때부터 닥터에게 키스를 하기도 하고 설정은 바이섹슈얼로 알고 있습니다. 토치우드의 멤버들도 그에 대해 아는 사실이 없기 때문에 게이일거라는 둥 아니라는 둥 추측만 할 뿐입니다. (1편에서 얀토에게 수트가 잘 어울린다고 했다가 성희롱이라는 소리를 듣는...;;;) 그런 와중, 에피소드 12편을 보면 드디어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캡틴 잭 하크니스는 그의 진짜 이름이 아닙니다. 과거의 실존 인물로부터 그 신원을 가져온 것이지요. 왜냐 하면 진짜 캡틴 잭 하크니스는 전쟁 중에 죽기 때문입니다. 12편에서는 이 두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토치우드의 캡틴이 바이섹슈얼이라는 설정 때문인지 이 에피소드는 일종의 퀴어 로맨스입니다. 두 사람의 시선은 내내 서로를 원하고 있지요. 이건 토치우드의 캡틴의 입장에서보면 내일이면 죽게 될 사람에 대한 연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캡틴 잭은 토치우드의 캡틴에게 첫 눈에 반한 모습이죠. 게다가 키스씬이 상당히 길고 진해서 보는 쪽에서 부끄러워져 버렸습니다...

웃는 얼굴이 톰 크루즈를 많이 닮은 핸섬한 캡틴 잭 하크니스 역의 존 바로우만은 실제로도 게이입니다. 뮤지컬 배우 출신으로 작년에 개봉한 영화판 '프로듀서스'의 히틀러의 봄 뮤지컬 공연장면에서 금발 머리의 SS 장교로 분장한 리드 테너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는 토치우드에서 유일하게 미국식 액센트를 쓰고 있는데 태어난 곳은 스코틀랜드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자랐다고 합니다. 저번 달에는 연인인 건축가 스캇 길이라는 사람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하네요. 식을 올린 이유는 법적으로 커플의 권리를 누리고 싶어서 라고...
이곳에서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스코티쉬답게 킬트를 입었네요.

덧, 원래 토치우드를 보기 전에 '로빈 후드' 1편을 봤지만 흥미진진해 보이는 스틸컷에 비해 막상 드라마는 재미가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로빈 후드역의 배우가 귀여웠는데...악역인 기스본 경도 섹시하고요...어쩌면 나중에라도 배우에 대한 애정의 힘으로 볼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러셀 크로가 내후년에나 나올 '노팅엄'이라는 작품에서 노팅엄 영주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로빈 후드 원작과 달리 노팅엄 영주가 선역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by 클라삥 | 2007/02/21 04:20 | 티비시리즈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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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체셔 at 2007/02/21 19:45
앗,보고 싶어졌어요! sf에 퀴어면 환상의 조합!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2/22 18:39
은근히 퀴어적인 요소가 많지만 완전히 퀴어는 아닙니다~^^;;;
Commented by 체로키 at 2007/02/22 20:02
아 소식은 들었지만 이런 떡밥을 던지다니요;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2/22 22:52
좋잖아요...(풋)
Commented by lukesky at 2007/02/22 23:04
헉, 닥터 후를 좋아하지만 잭이 저런 인물일줄은......당장 구해봐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빈스 at 2007/02/23 00:46
BBC드라마라면 믿고 보기 시작하는 편이며 대부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게 또 이 드라마들이긴 합니다만, 저 로빈후드는...아마 5편까지 기스본 경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보다가 결국은 때려쳤더랬습니다. ;ㅁ; 솔직히 재미없어요!!!

영국 내에서도 말이 많은 모양이던데 정작 비비씨에서는 '너무 인기가 많아서 시즌 2를 기쁜 마음으로 제작할 예정이다.'뭐 이런 기사를 때려대서 어리둥절해하는 중이었습니다.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2/25 02:15
lukesky/닥터 후의 잭과 토치우드의 잭은 너무 틀려요...orz

빈스/그래도 BBC 드라마라서 한글자막까지 나오고 있는거 같지만...솔직히 재미없는건 사실이군요! 역시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어요! ;ㅁ; 음음...알고 보니 BBC 안에 열광적인 팬이 있어서 시청률을 조작한 것은 아닐까요?...쿨럭...
Commented by 천재소녀 at 2007/04/16 07:58
크허헉!!!!!! 당장 구해 봐야겠네요+ㅆ+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4/17 03:51
하하하~관심이 있으신가 보군요~! ^^
Commented by rena☆★ at 2007/04/18 01:36
우와 초자연 현상..!
저런 장면..<
재밌겠어요~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4/18 09:31
뭐랄까, 캡틴 잭을 좋아하든지 영국의 복고풍 SF에 애정을 갖든지해야 이 드라마를 즐길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safin at 2007/04/23 20:47
안녕하세요 글 잘보고 있습니다.
로빈후드라고 하면,, 80년대에 만들어진 로빈 후드인가요? 마이클 파레드 주연의?우리나라에서도 그 로빈후드를 구할 수 있는건지요..궁금하네요..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7/04/23 20:56
안녕하세요, safin님. 죄송하지만 이 로빈후드는 마이클 파레드 주연의 80년대 작품이 아니라 최근에 BBC에서 만든 티비시리즈랍니다. ^^;;;
Commented by 피터 at 2009/09/15 00:16
저 사진에서 존의 상대역이 누군지 궁금합니다. 아시는분 알려주세요~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9/09/16 01:36
존의 상대역은 Matt Rippy 라는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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