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와 스타게이트 유니버스 (스포일러 주의)

Glee

Glee는 지방 도시의 공립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폐부 위기에 놓인 합창단을 다시 부활시키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학창시절에 내가 제일 좋아했던 단체 활동은 합창대회였다. 싫든 좋든 전교생이 다 참여해야 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체육대회처럼 운동을 잘하는 아이들만 주목받는 행사는 아니었으니까. 합창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반전체가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알게 되는데, 대회 결과에 상관없이 그런 경험을 한다는 자체가 정말 즐거웠다.

내 취향을 말하자면 '하이스쿨 뮤지컬' 보다는 '시스터 액트' 쪽인데 Glee는 뭐랄까, '하이스쿨 뮤지컬'에 더 가깝다고 해야겠다. 정확히는 '시스터 액트 2'랑 비슷한 작품을 기대했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Glee는 뮤지컬 퍼포먼스가 더 많이 나오는 편이고 그래서 그 부분은 적당히 넘기기도 한다. 절대 배우들의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단지 퍼포먼스가 내 취향이 아닐 뿐이다.

음악 부분을 뺀 나머지는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었다. 난 미국 땅을 밟아본 적이 없어서 그 나라의 교육환경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 있긴 있는 듯 하다. 우린 교사가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미국에서는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교사라는 직업에 더 나은 복리후생을 제공한다고 해서 더 우수한 교육자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왜냐? 우리나라 교육계를 보면 알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교육자라 함은 가르치는 일이 천성이어야 하는데 (아니면 노력이라도 하든가) 주위를 둘러보면 왜 교사를 하고 있는지 모를 인간들이 너무 많다. 아니, 안다. 철밥통이니까. 그래도 미국에서 교사의 봉급을 일반적인 전문직 수준으로 준다면 일하는데 더 보람을 느끼긴 하겠지.

음, 갑자기 얘기가 샜는데...Glee가 좋은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주인공 ‘윌’이 내 이상형이기 때문이다. 정말 요즘 세상에 이런 남자 만나기도 힘들지. 인간적으로 참 좋은 남자이기 때문에 동료 직원인 엠마도 그가 유부남인걸 알면서도 짝사랑한다. 게다가 어찌된 일인지 (드라마니까?) 이런 남자의 부인은 꼭 악처로 나오더라. 그래서 학생인 핀과 레이첼이 커플이 되는 것보다 윌과 엠마가 잘 되는걸 더 보고 싶을 정도...그리고 윌의 살인미소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올랜도 블룸을 티비 시리즈에서 보고 있는거 같달까? 좀 더 정확히는 올랜도 블룸과 조셉 고든 래빗을 합쳐 놓은 듯한 외모!!! 그리고 뮤지컬 배우라서 그런지 목소리가 진짜 너무 좋다. 목소리에 반한건 웬트워스 밀러 이후로 처음이야...


Stargate Universe

아, 올게 오고야 말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재미는 있었다. ‘버츄얼리티’가 폐지된 아쉬움을 채워 줄 정도로? 오프닝도 그랬고 전체적인 영상은 멋있게 잘 만들었다. (SG-1이나 SGA는 싼티가 나긴 났지;;;) 상대적으로 예고편이 별로였던거 같다. 지금으로써는 딱히 다른 볼 만한 SF가 없고 일단 계속 볼 생각이다.

말했듯이 생각보다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분명 별로였던 점도 있다. 특히 군인들에게 캐릭터성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오닐이라든가 셰퍼드는 분명 캐릭터성을 지닌 군인들이었고 그래서 과학자들과의 대화가 재미있었다. 그런데 지금 유니버스에 나오는 군인들은 말 그대로 그냥 군인, 밀리터리 그 자체이다.

기존의 스타게이트 시리즈에서는 과학자와 군인이 함께 위기 상황을 풀어나가는 맛이 있었다. 일단 SG-1의 샘은 군인이면서 동시에 천재 과학자였고, SGA에서는 천재 과학자 로드니 못지않게 군사령관인 셰퍼드도 비상한 두뇌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유니버스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오로지 과학자 러쉬에게(가끔 일라이도)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물론 SGU는 SG-1이나 SGA와는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것이다. 과학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전문적인 지식에 있어서 우위에 있고 군인은 군인답게 행동하는 것이 현실적이긴 하다. 대신 ‘재미’라는 것을 포기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번 파일럿에 나왔던 군인들 중에서 군인다웠던 인물은 영 대령뿐이었다. 스캇 중위를 비롯한 나머지 군인들에게는 희생정신을 찾아 볼 수가 없어서 굉장히 껄끄러웠다. 진짜 SGA였다면 이런 상황에서는 존이 바로 튀어나갔거나 (말릴 틈도 없음), Duet편에서도 캐드먼 중위가 로드니 대신 자기가 희생하겠다고 하는데....유니버스에서는 결국 민간인이 죽었다. 군인의 본분은 민간인을 지키는 것이 아니었나? 민간인이 나설 상황이 오게끔 만들었다는점 자체가 이 드라마에 나오는 군인들을 단순한 무장집단으로 보이게 했다. 게다가 위로라고 한답시고 하는 말들이 하나같이 다 개소리. 클로이의 입장이 돼 보란 말이다 이 인간들아!

음, 사실 지금 스타게이트 유니버스를 억지로 안보려는 팬들이 좀 많다. 대부분 아틀란티스의 팬들인데 아무래도 제작진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보니 더 그렇다. 이번 유니버스의 파일럿 시청률은 아틀란티스 때에 비해 절반 정도의 수준이었다고 하니 그에 따른 비아냥도 좀 들리는 편이고.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아틀란티스가 제작될 때 오리지널 SG-1의 팬도 지금과 같은 기분이었다’ 라는 글을 봤는데...그래도 SG-1 같은 경우에는 무려 10시즌이나 이어졌고 한동안은 SGA와 같이 방영되기도 했지 않나? 게다가 홈비디오용 영화도 두 편이나 제작되었지만 SGA는 현재 더 이상의 제작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러니까 분노의 수준이 다르단 소리.

p.s. 밍 나 정말 좋아해요. 더 나와 주세요. 루 다이아몬드 필립스...보긴 본거 같은데...;;;
p.p.s. 다니엘 잭슨의 '초심자를 위한 스타게이트 소개'라는 동영상이 있었으면 좋겠다. 2탄으로 로드니 맥케이의 '전문가를 위한 스타게이트 이론'도...그리고 스폐셜 혹은 개그릴로 존 셰퍼드의 '페가수스 은하계의 휴양지'도...ㅋㅋㅋ




Snippet, '이것이 스타게이트 크로스오버'
by 클라삥


잭: 소식 들었나, 맥케이? 아홉 번째 쉐브론을 알아낼 방법을 찾았다는군. 이제 겨우 러쉬 박사가 얌전해지겠어.

로드니: 러...누구요?

잭: 니콜라스 러쉬 박사말이야, 이카루스 기지에 있는?

로드니: 아, 전 원래 다른 사람 이름은 잘 기억 못하거든요, 하여튼 그런 문제가 있었으면 저한테 연락을 하셨어야죠, 분명 페가수스 은하계의 문제만으로도 정신없이 바쁘긴 하지만.....가끔씩 심심풀이도 필요하니까요. 그나저나 그 러스 박사라는 사람 믿을만 한건가요? 장군님도 아시다시피 요즘 무늬만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들이 많거든요, 저 같은 천재는 정말 보기 드문...

잭: 러쉬 박사라니까. 그리고 나도 자세히는 몰라. 그 자가 풀지 못한 방정식을 웬 게임 매니아가 해냈다고 하던데.

로드니: 지금 일반인도 할 수 있는 걸 그 사람이 못했다는 소리예요?

잭: 그렇다고 봐야겠지.

다니엘: 어, 정확히는 MIT를 중퇴한 청년이지요, 잭.

로드니: 그래봤자 고등학교에서 공부 좀 했다고 다 들어가는 대학을 중퇴했다는 거잖아요, 대체 뭐가 달라요?

존: 근데 그 게임 재미있데?

로드니: 시끄러워요, 당신은 가서 컴퓨터로 골프 게임이나 하고 있어요.

존: 뭐야, 저번에 아틀란티스에서 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만들겠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한건 자네잖아. 그것도 심심풀이로.

로드니: 하고 있어요, 거의 다 했어요, 이제 만족해요?

존: 캐릭터 디자인은 다른 사람한테 시켜, 맞다, 론한테 하라고 하면 되겠네.

로드니: 어떻게 소령이 취미로 그리는 그림과 내 작품을 비교할 수가 있어요?

존: 하긴 소령이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좀 크겠지?

로드니: 이봐요!!!


終.

by 클라삥 | 2009/10/09 02:54 | 티비시리즈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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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페르 at 2009/10/10 00:29
억지로 안 보려는 팬 하나 추가요<-실은 받아놓고 볼까, 말까 동전 던지기만 수십번째;;;

어허, 파일럿부터 시청률이 저모냥...sga 버리고 universe 외쳐대던 제작진들 어쩔 -┏ 아니, 근데 진짜 sga랑 sgu는 상황이 틀리죠. sga 막 제작될 때는 sg-1 캔슬될 뻔 하긴 했지만, 취소하고 내리 3시즌을 더 해먹었잖아요ㅠㅜ 거기다 끝나고 나서도 영화 2편이나 나왔잖아ㅠㅜ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9/10/10 01:59
동전 던지기 하니까 아틀란티스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던 존이 생각납니다~
그래도 일단 보신 분들은 대체적으로 반응이 양호한 편이었어요. 좀 더 지켜보겠다는 말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SG-1 팬들의 그런 반응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팬덤이 가라앉은건 팬들의 마인드 때문이지 SGA 때문은 아닌데 말이죠.
Commented by 배틀스타 갤럭티카 at 2009/10/11 02:00
처음화랑 3화 봤지만.. 너무 배틀스타 갤럭티카 티가 난다는... 개인적으로 SG-1 팬이지만 아틀란티스도 다 봤지만.. 유니버스는 좀 아닌듯 싶네요..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9/10/11 23:28
제작진이 '다 그만두고 아예 짬뽕해버리는건 어떨까?' 하고 생각한건 아닐까요?...;;;
Commented by ReD at 2009/10/12 15:16
저도 '하이스쿨 뮤지컬'보다는 '시스터액트'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Glee가 하이스쿨 뮤지컬에 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신작 중에서는 제일 괜찮은 시리즈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Finn과 Rachel의 이야기는 그닥 보고 싶지 않다는.. Rachel이 이-상하게 너무 비호감임 T_T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9/10/12 21:19
가만보면 분위기는 되게 명랑한데 내용은 꽤 파격적이에요. 배경이 고등학교라는걸 감안해보면 말아지요.
레이첼의 자기중심적인 면은 정말 비호감인데 최근 에피에서 핀에게 이용당하는 모습을 보니 좀 불쌍하더라구요. 그리고 다른 배우들도 노래 실력이 훌륭한데 너무 레이첼만 나오니까 지루한 면도 있고...개인적으로 커트의 솔로가 보고 싶어요~!
Commented by ReD at 2009/10/13 00:13
앗, 완전 동감이요! 저도 다른 캐릭터들의 메인이 보고 싶어요!
다른 배우들도 노래 잘하는데 왜 항상 Finn이랑 Rachel만 리딩을 하는지... 주인공이라 어쩔 수 없는 거겠죠?
Quinn의 임신은 도대체 어떻게 끌어가려는지 걱정이 된다는 ;_;
Commented by 클라삥 at 2009/10/13 20:04
저는 주인공은 윌이라고 믿고 있습니다~그러니까 글리 단원들은 좀 돌아가면서 리딩을 했으면 좋겠어요~ㅋㅋㅋ
현실적으로 보면 지금 퀸과 핀은 노래부를 겨를이 없을텐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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